부인과적 통증은 급성 통증, 주기성 통증, 그리고 만성 골반 통증으로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급성 통증은 갑작스러운 시작과 예리하고 급속한 경과를 특징으로 한다. 주기적 통증은 월경주기와의 연관성을 보이면서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골반 통증으로 월경통이 가장 흔한 주기성 통증인데 원발성 월경통과 속발성 월경통으로 분류할 수 있다. 만성 골반통은 월경주기에 관련 없이 생활에 지장을 주거나 의학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해부학적 골반부의 통증으로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골반통이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급성 골반통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1. 진단
갑작스러운 통증의 발생은 일반적으로 장관 구조물의 파열이나 허혈에 의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산통이나 심하게 쥐어짜는 듯한 통증은 보통 위장관 근육의 수축이나 폐쇄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에 반하여 복부 전체에서 감지되는 통증은 혈액, 염증성 분비물, 난소의 낭종액과 같은 복강 내에 자극이 되는 액체가 고인 경우 나타난다.
2. 원인 및 치료
급성 골반통의 평가에서 그 진단은 매우 중요한데 진단의 지연은 바로 환자의 이환이나 사망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진단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병력 청취이다.
▪︎비정상 임신
태아가 나팔관에 착상한 경우에는 나팔관에 가해지는 팽창력에 의하여 통증이 발생하고 만일 자궁외임신 부위의 파열이 발생한다면 국소적이던 통증은 없어지고 혈복강에 의한 복부와 골반 전체에 걸친 통증이 발생한다. 진찰 소견에서는 복부에서 압통, 반발압통을 관찰할 수 있으며 혈복강이 존재한다면 그 부위는 더 넓어지고 강도 역시 증가하며 어깨로 연관통을 호소할 수도 있다. 골반 내진에서도 자궁외임신이 발생한 부위 주변으로 현저한 압통을 관찰할 수 있다.
▪︎난소낭종의 파열 또는 누출
난소의 기능성 낭종은 가장 흔한 난소 낭종이며 양성 신생물 혹은 악성 신생물보다 더 쉽게 터지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배란 시 난포의 파열로 인한 통증은 배란통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통증은 보통 그리 심하지 않으며 자연 소실되는 경과를 취한다.
-출혈성 황체낭종은 황체기에 주로 발생하며 파열되면 소량의 출혈이 일어날 수도 있으나 때로는 혈복강이 발생할 정도의 출혈이 유발되기도 한다. 이 경우 증상은 자궁외임신의 파열과도 거의 유사하다.
-양성 신생물 중에서 양성 낭성 기형종이나 낭성 선종, 자궁내막종과 같은 낭종 역시 파열 또는 누출이 일어날 수 있다. 이로 인하여 혈복강이나 화학적 복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진단에는 소변 임신반응 검사, 전혈구 계산치(CBC), 초음파, 더글라스와 천자와 같은 검사가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징후는 복부의 상당한 강도의 압통과 반발통의 존재이다. 빈혈, 어지러움, 더글라스와 천자에서 16% 이상의 혈색소 소견을 보인다면 혈복강을 시사하는 소견이며 복강경이나 개복술에 의한 수술적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
▪︎자궁부속기 염전
난소 염전은 난소, 난소 낭종, 난관, 난관 옆 낭종 등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염전으로 인한 통증은 강도가 매우 심하고 지속적인 양상을 보인다. 부분적인 염전이 발생한 경우에는 간헐적인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진찰에서 국소화된 반발압통이 특징적인 소견이며 가장 중요한 징후는 신체 검진 상 크기가 큰 골반 내 종괴의 존재이다.
치료는 수술적인 요법이 필수적이다. 염전 부위를 풀고 낭종 절제술을 시행하는데 괴사된 난소로 보이는 경우라도 난소를 보존하면 이후 생식능과 내분비능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급성 난관 난소염 및 골반염
하복부통증에 대한 흔한 원인 질환 중 하나로 진찰에서 가장 중요한 징후는 자궁경부의 운동성 압통(cervical motion tenderness)과 양측부속기의 압통이다. 충수돌기염과 같은 질환과의 감별을 요하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복강경이 사용될 수 있다.
▪︎난관 난소 농양(tubo-ovarian abscess)
급성 난관염의 후유증으로 보통 양측성이나, 일측성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증상과 징후는 급성 난관염과 매우 유사하다. 진찰상 매우 단단하고 압통을 동반하는 고정된 종물이 만져지는 소견을 관찰할 수 있다. 진단은 초음파를 통해서 내려질 수 있고 다른 종류의 난소낭종과 감별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학적 검사, 초음파 검사에서 분명한 결론이 나오지 않는 경우 복강경이나 개복술이 시행되어야 한다. 농양이 파열된 경우 그람음성균에 의한 내독소 쇼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응급수술이 필요하다. 난관 난소 종양은 반드시 입원하여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하고 보존적 치료를 하여야 한다. 한 연구에서 치료 성공률이 75%로 보고되었다. 만약 환자가 발열이 지속되고 임상적으로 호전을 보이지 않는다면 CT나 초음파를 보면서 농양을 배농 시켜야 한다. 항생제와 배농이 일차치료이다. 만약 농양이 내과적 치료 중에도 진행하는 소견이나 저혈압, 빈뇨와 같은 소견을 보인다면 수술적인 방법으로 염증을 동반한 조직을 제거해야 한다.
▪︎자궁 근종
성교통이나 비주기성 통증을 주로 유발하며 월경통도 유발한다. 임신하지 않은 여성에서 근종의 변성은 아급성 골반염과 혼동되어 잘못 진단되기도 한다. 진단에는 초음파 검사를 이용하여 자궁부속기 종양과 구별할 수 있다. 치료는 자궁 근종 포스팅을 참고한다.
▪︎자궁내막증
자궁내막증으로 인해 골반통이 생길 수 있으며 급성으로 통증이 올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월경통이나 만성 골반통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치료는 자궁내막증 포스팅을 참고한다.
3. 생식기관계 이외의 원인
1) 소화기관계
▪︎급성 충수돌기염
▪︎급성 게실염
▪︎장 폐쇄
2) 비뇨기관계
▪︎요로결석
▪︎방광염
▪︎신우신염
요로결석의 전형적인 증상은 극심한 산통이다. 늑골척추각(옆구리 부분)에서부터 사타구니까지 전파되는 통증을 호소할 수 있으며 보통 혈뇨를 동반한다. 방광염은 둔한 치골상부통증과 빈뇨, 긴박뇨, 배뇨장애, 혈뇨의 임상 양상을 보인다. 요로 결석의 진단은 소변 검사에서 혈뇨 소견을 확인하고 영상 검사(초음파, CT, IVP)를 시행하여 결석을 발견함으로써 내릴 수 있고 요로 감염의 진단은 소변 검사와 요 배양 검사에 근거하게 된다.
*급성 골반통을 호소하는 모든 환자에서 CBC, ESR, 소변 검사, 임신 반응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진단적 복강경은 불확실한 원인의 급성 복통 소견에서 애매한 자궁부속기 종물에 대한 판단을 위해서 또는 정상 임신인지 자궁외임신인지 여부가 초음파로 확진하기 어려울 때 시행할 수 있다.
Reference: 산부인과학 지침과 개요. 대한산부인과학회. 군자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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